[샘문뉴스]

 

 [중추가절 한가위 축시]

 

 

 

귀인만월정경

 - 貴人滿月情景

 

           이정록

 

별들의 순환 속에 

호모 사피엔스들이 사는 항성에 

어김없이 찾아와서 귀인은 몸을 풀어 해산한다

중추가절 가배佳俳다

 

뜨거웠던 여름날의 생령들이 성글어 

풍요가 출렁이며 부르는 풍년가 휘몰이 장단에

오곡백과 오색 저고리 차려입고 마중하니

귀인은 만삭의 몸을 풀어 해산한다 

중추가절 가배佳俳다

 

차례상이 정성스레 차려지자 

이승의 번뇌 해탈하여 현상계 인식의 문을 열고 

절대계 항성 피안의 별에 가계시던 조상님들 

시공을 초월하는 월광 사다리 타고 내려와

자손들 무병장수 하라 축복 내리시니

올깃쌀로 지은 메, 

밤새워 빚은 송편, 

첫 수확한 햇과일,

온가족 화기애애 덕담 나누며

둘러앉아 음복飮福 하니

귀인은 촉촉한 은애恩愛를 내린다

 

묵었던 시름들, 미운 감정들 다 털어내는

호모들의 놀이

강강술레, 다리밟기, 쥐불놀이, 윳놀이하며 

태초의 원초아 심상으로 돌아가

용서하고 화해하고 효도하는 날

우리의 명절 가배절이다

 

토끼가 방아 찧어준 호모 양식을 가지고 

부족의 소망을 길어 올릴 월광 사다리 타고 내려와

진부한 클리셰나 상투적인 덕담을 버리고

순수한 동심의 감성으로

태초의 새벽처럼 순수한 인류 정체성으로 어둠을 걷어내고

월광의 줄기 현현히 두르고 찾아와

희망과 사랑을 낳아주는 귀인

 

고향집 마당에서 텃밭의 푸성귀 숨소리와

가을 귀뚤이에 애절한 연가소리와

샘에서 물을 퍼올리는 두레박의 청량한 선율, 달빛 소나타가

회색 도시에서 괴물이 되어 떠돌던

더께 낀 육신을 씻어내고

귀인의 월광이 마당의 피륙과 우물 속살 속에서

신비한 윤슬로 바스라지니

눈이 수평으로 재고 가늠하는 동심이 조응해 온다

 

호모 사피엔스들이여!

농자들의 황금 들녘의 정직함처럼 

숭엄하게 어김없이 찾아와 가배를 해산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영생의 귀인, 만월만 같아라

 

※※※

가배佳俳 : 추석(아름다울 가/ 배우 배)

메 : 햅쌀로 지어 젯상에 올린 밥

올깃쌀 : 덜 여문 벼를 쪄서 방아 찧은 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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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덕담■

 

사랑하고 존경하는 문우, 독자 여러분!

오늘이 햇살처럼 따뜻하고 정겨움이 가득한 중추가절 한가위는

한 해의 노고에 의한 결실에 감사하고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조상님의 은덕에 감사하고

선조들의 유지를 되세기며 온 가족이 화합하여

서로를 축복하는 가배절입니다.

 

오늘 밤 온 누리를 밝게 비추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참 좋겠습니다.

 

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우리 서로에게 기쁨이 될 수 있도록

마음도 물질도 나누고 베풀며

넉넉한 가배절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합니다.

 

 

      2023. 09. 29.

 

 사단법인 문학그룹샘문 

   이사장 이정록 拜上

 

 

         SMN

샘문뉴스 문화부 박훈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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