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문학상 우수상 - 정정기 수필가

[샘문뉴스]= 제10회 샘문학상 본상 우수상, 수필부문에 "당당함 뒤에 숨겨진 아픔"으로 정정기 수필가 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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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기 기자
기사입력 2021-04-07 [05:34]

  © 김성기

 

             [샘문뉴스]

 

제10회 샘문학상 본상 우수상, 수필부문에 "당당함 뒤에 숨겨진 아픔"으로

정정기 수필가 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수필>

 

당당함 뒤에 숨겨진 아픔

                                   

                         정정기 

 

  당당함과 거리가 먼 삶을 오십 수년을 살아오면서 먼지로 가득하고 쾌쾌한 냄새가 가득한 형체만 남은 쓰러져가는 창고에 당당함을 꼭꼭 숨겨 두었다. 그곳에는 어느 누구도 오지 않을 것이고 어느 누구도 그곳에 무언가 감추워 두었으리라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자신했지만 그것은 그만의 착각이자 잘못된 숨김이었다. 사는 것에, 세상과 소통하는 것에, 먹는 것에, 노는 것에, 자는 것에, 그리고 입는 것에, 건강에 당당하다고 말은 하고 있으나 그 당당함도 유통기한이 가까워지거나 언제 어떻게 삶이 파괴될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이기적 자신감으로 세상을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자책을 하여 비굴할 정도로 합리화 하고 있는 나약한 한 인간을 거울 속에서 본다.

 

  그는 그저 그런 사람이었다. 별로 내세울 것도 없고 알아주는 이도 없는 그저 평범한 중년 남성으로 일하고 쉬고 먹고 자고 배설하는 것들, 남들이 다하는 그런 것들, 그런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사람이었다. 배운 것과 배우지 못한 것, 갖추거나 갖추지 못한 것들 또한 비교할 줄도 모르며 가끔은 TV 속 슬픈 이야기에 눈물 찍어내는 마음이 여리고 남에게 험한 말 제대로 할 줄도 모르는 그렇고 그런 사내였다.

 

  그런 그는 오장육보와 뇌하수체가 막혀서 썪어가는 찌꺼기들을 정화하거나 해독할 수가 없다. 제 할 일 다 하지 못하는 것에 어떻게 대처 할 방법도 모르는 것이다. 결국은 스스로 통제할 수가 없었다. 세상의 생각과 인간의 생각이 틀릴때 쯤 몸속에서 제 역할을 못하는 심장을 발견한다. 그래도 더 늦지 않음을 다행이다. 여기 수술방 내에 있는 심혈관 조형실 방에서 수술을 대기하고 있다. 삶의 당당함도 인간적인 당당함도 쓸모없음을 알기까지는 불과 10여 분 따끔한 통증과 함께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시술자의 주관대로 시술을 할 때면 처분만 맡기고 기다린다는 불안과 약간의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질 뿐,  내 의지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주위에서 “환자분 계찮으셔요? 조그만 참으셔요.” 하는 말소리에 “네, 네” 만 연발할 뿐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할수 없다는 것과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날들이 고단하다는, 길지 않다는 것도 느낄수 있는 그 한 시간이 반평생의 삶을 사는 것처럼 수많은 생각이 주마등처럼 머리속을 지나간다.

 

  세상의 모든 일에 당당하여도 건강에 대해서는 당당함을 내세울 것이 아님을 알게 되고 가끔은 어설픈 자신감으로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고 사람 손으로 해결하기 힘든 과거의 결과로 결코 생각하기 싫은 당당함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어쩌면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도 해본다. 이것도 빠르게 저것도 빠르게 잠자는 시간마저 줄이면서까지 삶의 적에게 포로 된 생활을 하고 그에 따른 각종 명예와 특권 금전적인 보상으로 살고 있는한 세상의 무서움과 건강에 대한 무지함은 어쩌면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세상과 인간의 당당함을 조금씩 내려놓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남들도 할 수 있고 오히려 잘할 수도 있기에 상대를 따라가기 위한 계획에 없는 발걸음은 멈추는 것이다. 현실에 대한 만족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욱체와 생각이 건강해야 하는 것과 그로 인해 삶의 자신감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다.

 

  나는 오늘 남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계산되지 않는 교만과 쓸모없는 당당함을 버릴 것이다.

그래야 내가 오늘을 사는 것이고 살아있음을 주위에 떳떳하게 알릴 수가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한 보상은 남이 나를 당당하게 인정해 줄 것이다. 스스로 당당한척 취해 살아왔던 것들이 조금씩 조금씩 나를 망가뜨리는 독약을 마셨던 것이다. 끝없이 마셔왔던 독약을 나는 오늘 토해 낼 것이다.

토해낸 후 해독하여 새로운 삶을 열어가리라.

 

※ 2020. 05. 28  2번째 협심증 중재술을 받고 중환자실 내 회복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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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정정기

 

시인, 수필가

광주광역시 거주

샘문학상 우수상 수상 (수필, 본상)

샘문학상 신인상(시,등단) 

샘문학상 신인상(수필,등단)

여울문학상 우수상 수상

(사)샘문학 행정이사

(사)샘문인협회 운영위원 

샘문뉴스 기자

샘문시선 회원

신세계문학 회원 

 

[저서]

환한 그대의 얼굴이 그리운 精

        

[공저]

태양의 하녀, 꽃 

첫눈이 꿈꾸는 혁명 외 8편

(컨버젼스 시집/ 샘문시선)

 

운율마실 (신세계문학 )

하늘꽃 (여울문학 )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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